전통 한지 제작기술자 '한지장(韓紙匠)'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최근 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 심의를 거쳐 전통 한지를 제작하는 기술 '한지장'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첫 기능보유자로는 50년간 한지를 제작해온 경기도 용인의 류행영 씨(63세)를 지정했다.
'한지장'이란 전통한지를 제작하는 장인으로 닥나무와 황촉규(黃蜀葵)를 주재료로 고도의 숙련된 기술과 장인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다.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말리고, 벗기고, 다시 삶고, 두들기고, 고르게 썩고, 뜨고, 말리는 아흔아홉 번의 손질을 거친 후 마지막 사람이 백번째로 만진다 하여 옛사람들은 한지를 “백지(百紙)”라 부르기도 했다.
천연염료 이용 색지제작 기술 뛰어나
우리나라의 한지는 고려시대부터 그 명성이 높아 중국인들도 제일 좋은 종이를 ‘고려지(高麗紙)’라 불렀고, 송나라 손목은 '계림유사'에서 고려의 닥종이는 빛이 희고 윤이 나서 사랑스러울 정도라고 극찬했다. 조선시대에는 조지서(造紙署)를 설치해 원료 조달과 종이의 규격화, 품질 개량을 위해 국가적 관심사로 관리해오다가 근·현대를 지나오면서 건축양식과 주거환경의 변화, 서양지의 수입으로 전통적인 한지의 명맥은 거의 단절됐다.
류행영 한지장 보유자는 한지의 주요 원료인 닥나무와 황촉규를 직접 재배하고 있으며, 한지제작 전과정에 대해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한지를 제작하고 있다. 류 보유자는 종이를 뜨는 초지 기술은 전통 제작방법인 외발뜨기를 지키고 있으며, 특히 천연염료를 이용한 다양한 색지와 얇은 종이, 초상화지라 일컫는 큰 종이를 제작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으로 단절의 우려가 있는 전통한지 제작 기능의 맥을 되살릴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수요창출과 전승기반 확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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